신라면 블랙

from Tastingday 2011. 9. 4. 20:45





신라면 블랙.

이제 시중에 풀린 남은 재고만 팔리면 볼수 없는 라면입니다.

업계 선두의 기업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상품이 사라진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번은 씹어봤을 자일리톨 껌이 출시 후 판매량이 저조하자 시장에서 사라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일리톨 껌은 몇년후 다시 출시되어 이제는 껌의 대표 주자가 되었습니다.

자일리톨 껌이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 껌의 대표주자는 노란색,하얀색,초록색 포장

그중에서도 단연 노란색 포장껌이었습니다.





20대 후반정도라면 이 세가지 색상의 껌을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알것입니다.

이 껌이 당시 200원이었으면 풍선껌이 100원 은단껌이 200원 정도로 껌 가격은 저렴하였습니다.

300원짜리 껌은 고급껌이었으며 500원짜리는 한두개 있었으나

판매율이 저조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물가상승률등을 비교하여 체감적으로 말하자면

요즘 새우깡이 얼마정도 하는지 잘 모르지만 최소 1000원 정도 예상됩니다.

그때 껌 값이 100~200할때 새우깡이 100원, 큰봉지는 200원 이었습니다.

그런데 500원이나 하는 껌이 등장하였으니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파격만 줄뿐 그 이상의 효과는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몇년후 다시 나타나 국내 껌시장을 장악하게 됩니다.






신라면 블랙을 이야기 하면서 왠 껌이야기를 할까요.

국내 시장의 상황을 이야기 하고 싶은것 뿐입니다.

상품과 마케팅, 가격등에서 자일리톨껌은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상품의 출시일이 달라졌을 뿐 입니다.

그런데 몇년전에만 해도 쳐다보지도 않던 상품을

소비자들이 주목하게 되고 국내 껌 시장의 주요 상품으로 우뚝 서게 되었을까요.

간단히 말해 국내 라면시장에서 아직 프리미엄급 시장은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굳이 값비싼 라면을 고려하지 않아도 선택할수 있는 범위는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자일이톨 껌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분명히 프리미엄급 라면 시장이 도래합니다.

농심에서 놓친것이 출시 시기입니다.

요즘 신문 기사를 보면 가격이 비싼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분석합니다.

하지만 한개 2000원 하는 일본라면이 꾸준한 수요층을 가지면서 판매율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

가격은 그리 큰 실패요인이 아닙니다.

물론 국내 라면에서 출시가격이 1500원이 넘었다는 것은 큰 충격일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선뜻 손을 내밀기에 망설여 진다는 가격이지

돈이 없어서 사지 못하는 가격은 아닙니다.

오히려 신라면 블랙이라는 신라면 네임밸류 효과를 노린

어설픈 네임밸류 마케팅이 망쳤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소나타가 소나타 프리미엄으로 나온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가격 기대는 그랜져보다 낮습니다.

그런데 그랜져보다 비싸다고 하면 누가 사려고 하겠습니까.





신라면 블랙은 시대를 잘못 태어난것일뿐 입니다.

아마 경제불황이 끝나갈때쯤 3~5년후 다시 나온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라면입니다.

다만 이미 신라면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온만큰 다시 나올때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가 관건입니다.

과거 자일리톨껌의 경우와 다른것은

시장에서 사라질때 자일리톨껌의 경우 있는듯 없는듯 조용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거의 신제품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신라면블랙의 경우 워낙 시장에서 큰 소동(?)을 일으키고 사라졌기에 다시 나올수 있을지조차 걱정스럽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너무 컸기에 다시 등장하기에 부담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를 야구 투수에 비유하자면

입단후 조용히 1군무대에 등장하였다가 별 다른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2군에 내려간 선수(자일리톨껌)

입단후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1군무대에 등장했다가 뭇매를 맞고 2군에 내려간 선수(신라면블랙)

정도입니다.

조용히 2군에 내려갔다가 다시 1군에 올라와서 좋은 투구를 하면 주목을 끌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투수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주위의 기대가 큰 부담을 주기까지는 아닙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했지만 난타당한후 2군에 내려간 투수는

투수를 믿었던 주위의 비난과 동정에 큰 부담을 가질수 밖에 없고 1군무대 복귀전도 주위의 관심을 한번에 가집니다.





신라면 블랙이 다시 1군무대에 복귀할때 얼마나 좋은 성과를 보여줄지

그의 복귀소식에 어떤이는 우려먹기다 욕을 하고 어떤이는 얼마나 잘하나 두고보겠다고 할것 입니다.

화려한 등장만큼이나 화려한 복귀를 할수 있을지. 





안타깝게 사라지는 신라면블랙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어보고 글을 남겨봅니다.

맛에 대한 평가야 워낙 개인 입맛에 따른 차이가 심하고 많은 블로거들이 후기 남겼다고 생각하니

글이 산으로 오고 말았습니다.





Today's Jun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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