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침시간에 쓰다가 조교한테 걸려서 혼나기도 하고 잠이나 자라고 동기들한테 핀잔도 들었지만
그래도 편지봉투를 받은후 시간 날때마다 훈련소에 있었던 일을 기록했다.
소등된 상태에서 쓴것이라 글씨도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올려서 나름 힘들었던 훈련소 기간을 추억해본다.
2004년 9월 18일
훈련소에 입소한지 오늘로서 6일째다.
대학생이 된 후 6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다.
밥 먹는것부터 시작해서 화장실 가는것까지 통제를 받고 샤워하는것도 쉽지 않은 일과이다.
이렇게 통제를 받는것이 처음이라 정말 힘들고 답답하지만 한편으로는 언제 이런 생활을 해보겠냐는 생각에 착실하게 잘 따르며 생활하고 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언제나 조교의 통제속에서 자유하는 말은 나 같은 훈련병에게는 사치일뿐이다.
언제나 빡빡한 하루일과에 제대로 씻을 시간도 없고 식사는 언제나 빨리빨리 이다. 평소 천천히 음식먹는 습관을 지닌 나로서는 밥 먹는것 부터가 고난이었다. 이틀정도 소화불량에 시달렸지만 어느 환경에서나 빠른 적응을 보이는 나의 육체 때문에 이제는 어느정도 여유를 가지고 먹는다.
식사 식사를 할 때에는 한 테이블당 6명이 정원이다. 빈자리가 없어야만 식사를 시작할 수 있다.
자리가 다 찬다고 그냥 먹는것이 아니다. 식사전 구호를 하고서야 식사 시작이다. 식사를 할 때에도 의자를 최대한 밀착시키고 식판을 몸 가까이 가져다 놓아야 한다. 식사시 잡담은 절대 금물이며 빨리빨리 밥만 먹어야 한다.(우리나라 남성들이 식당에서 밥나오면 대화없이 밥만 먹는 문화의 시작점이다.)
식사가 끝난후에도 6명 정원이 다 먹은 후에야 식사후 구호를 외치고 일어난다.
그리고 각자 자기 식판을 씻는데 세제는 빨래비누이다. 그동안 들어만 왔던 빨래비누로 설거지 하기다. 사회에서는 황당해야 할 일이 여기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샤워 어렸을적 부터 씻기 싫어했던 나지만 샤워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로 이사온 후 매일 샤워를 해왔다. 물론 훈련소에서 만족할 만한 샤워를 기대한것은 아니지만 입대후 이틀동안은 얼굴에 물로 묻혀보디 못했다. 여기서는 화장실도 가라고 해야지만 갈 수 있다. 그런데 그 횟수가 아주 제한적이고 화장실에 머무르는 시간 또한 아주 제한적이다. 세수라도 하려고 하면 집합 1분전 명령이 떨어지고....
5일차 처음으로 야외훈련후 샤워를 했다.
이날 처음으로 보금품으로 받은 비누봉지를 뜯었다. 샤워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 5분동안 옷벗고 비누칠하고 씻고 옷 입고. 이렇게 빨리 샤워하는 것도 훈련소내에서만 가능할 할것이다.
조교 나보다 나이도 어린 조교들. 하지만 겉만 봐서는 무서운 아저씨일뿐
대한민국 국군에서는 조교를 뽑을때 큰 키, 모자에 어울리는 외모, 듬직한 체구등등 까다로운 조건(?)으로 조교를 선발한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 선발 과정에서 청력을 테스트 해 보디 않는것 같다. 조교 앞에서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언제나 하는 첫마디는 "뭐라구?" 혹은 "안들린다." 이 소리만 할뿐. 악을 써 두세번은 외쳐야 겨우 알아 듣는게 조교들은 이비인후과에 가봐야 하지 않을까...
보초 불침번은 모두가 잠 든 막사의 외내부 안전을 지키는 임루를 띤 채 2인 1조로 보초를 서는것이다.
이삼일데 한번씩 돌아오는 불침번은 새벽 2~5시 사이 근무가 가장 힘들다. 깊이 잠들려 할때 일어나서 근무후 기상때까지 제대로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불침번은 편안하다. 구기고를 지키는 동초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보초이다. 1시간 30분동안 움직이지 않고 무기고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정도 짬밥이 되면 편해지겠지만 나 같은 훈련벙이나 이등병에게는 고통의 시간일 것이다.
Sunday보다 신나는 Jun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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