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의 글

from Everyday 2004. 8. 15. 22:36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운동하는 그 자체를 좋아할 뿐이다.
요즘에는 수영을 하고 있다. 수영장에서 연습을 게을리 한다고 강사한테 핀잔을 듣곤 한다. 물속에서 수영은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냥 물속에 있다는 것 자체로 좋다.




내가 운동을 좋아한다는 말은 잘해서가 아니라 운동하는 것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잡생각을 버릴수 있기에....




난 대련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태권도나 유도 같은 운동말이다. 누구와 싸워야 한다는 그 자체가 별로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하는 운동을 좋아한다. 헬스나 수영... 검도도 배우고 싶다. 수영이나 검도도 다른사람과 시합을 해야하지만 굳이 시합을 하지 않아도 혼자서 할수 있기에 좋아한다.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 하는것이지 누굴 이기기 위해서 하는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도 가끔은 시합을 하기도 한다. 시합을 할 경우 왠만해서는 이기고 싶은 맘이 없지만 가끔가다 꼭 이기고 싶을때가 있다. 또 누군가가 시합을 제의해 오면 거절하다 어쩔수 없이 해야 할 경우 시합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 이기려 노력한다. 대련이나 시합하기를 싫어하면서도 막상 하면 저 자식 진짜 거절한 이유가 뭐야 할 정도로 최선을 다 한다.
그럼 내가 왜 이기고 싶어하는 것일까....
올림픽이나 선수권대회등 큰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을 보면 가끔 금메달을 못 따서 은메달에 그쳐 혹은 우승을 못하고 준우승에 그쳐 눈물을 흘리는 경우를 볼수 있다.


며칠전 TV에서 본 국가대표 유도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 노골드의 수모와 그 후 일본유도계가 한국유도를 별거 아니라 하자 감독이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너희들은 일본아들한테 인간취급도 못 받았다. 그러므로 나도 너희들이 메달을 따기 전까지 인간 취급을 하지 않겠다. '
얼마나 황당한 말인지.... 도대체 감독으로서 머리속에 뭐가 들어서 한 말인지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말 평소의 내 표현대로 말하자면 대가리가 썩은 사람같다. 스포츠 정신을 잊은지는 오래고 오직 이기기 위해서만 메달을 따서 남들에게 뭔가 보여줄수 있어야만 하는 정말 썩어빠진 생각을 가진 머리에서 나온 소리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유베날리스
강한 신체는 정신을 강하게 만든다. -토머스 제퍼슨




육체의 단련으로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우리는 운동을 한다. 그런데 이 그 의미는 어디로 사라지고 오직 이기기 위해서만 고통속에서 육체를 단련하는가....



즐기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 이기는 것은 단지 조금더 즐거울 뿐이다.
이기는 쪽이 100배 더 즐겁기 때문에 이기고 싶어한다.
누군가를 꺽고 싶어서 이기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좀 더 즐거워 하기 위해 이겨야 하는 것이다.


 Sunday보다 신나는 Jun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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