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알바

from Everyday 2004. 7. 12. 22:08


2002년 여름

대학생활 시작후 처음으로 알바를 한 곳이 해운대 시립 미술관.
부산 시민 미술대전 전시기간 동안만 하게 된 알바.
이런....
남자라곤 오직 나 하나.
총무가 남자라 다행이었지만 1층 매표소 있고 전시장에는 나 하나....
여자뿐이 곳에서 알바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기쁜 맘 보다는 허무감이 더 많은 이유는 뭣땜시일까...



여자 12명에 남자1명이라.....
난감했다. 특히 밥 먹을때....
내가 유일할 남자알바라서 그리고 두개조로 나누어서 보름씩 일하는데 나만 한달을 하기에 내가 반장? 역할을 했다.....
여자들 상대하는거 상당히 짜증났다.
일도 안 하고 수다만 떨고.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걍 다들 무시해 버렸다.
하여간 1조 여자들과는 보름간 같이 일하면서 내가 먼저 말 건적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별로 기억나지도 않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1조 여자들이었다.



2조 여자들은 나이가 대체로 나와 비슷했다.
물론 내 나이는 다들 79로 알고들 있었다. 다들 나를 오빠로 알고 있었으니... 기분 나쁜것은 정말 내가 79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2조 여자들은 나랑 나이도 비슷하고
또 보름간 1조 여자들과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지냈기 때문에 2조 여자들과는 꽤 친하게 지냈다. 내가 먼저 가서 말을 걸고 친한척도 하고....
사람과 친해지는 건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다.
아무튼 그렇게 친하게 지내다 보니 말이 통하는 사람도 생기고 좀 더 같이 있고 싶은 사람도 생겼다. 또 겉으로는 그렇게 안 보이는데 계속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씩 이상하다고 느낌 사람도 있었다.



나와 말이 잘 통한 걸
그 걸은 여행을 좋아해서 친구랑 여행도 많이 다니고 성격도 좋아서 나의 짓궂은 장난도 잘 받아주었다. 마음은 딱 내 이상형이었는데 외모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 그 이상은 접근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절대 못 생긴것은 아니었다. 약간 신애라를 닮았던것 같다.
알바가 끝난후 몇번 만났었고 더 친해 질수도 있었는데 내가 연락을 먼저 끊어버렸었다.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괜찮은 친구가 될수 있었는데 말이다...



앞날이 걱정 된 걸
생긴것만 따지면 같이 일하던 여자들중에서 가장 이뻣다.
총무 후배가 졸작 모델로 부탁하기도 했다는....
그녀는 2002 부산 아시안 올림픽 메달 수여 도우미로도 참가했다.
처음 봤을때 마스크가 괜찮아 작업을 들어가려 했으나 알고보니 동성동본이라 포기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혼할것도 아닌데 뭐 그런것 까지 따졌을까....
지금 다시 만난다면 그래도 작업 들어가진 않을것이다. 그녀는 너무 말랐었기에.... 요즘은 얼굴보다는 몸매를 먼저보는 나다.
알바하면서도 꽤 많이 대화 해 봤고 알바가 끝난 후에도 몇번 만나보았지만 그녀는 만나면 만날수도 내게 의구심이 들게했다. 80이었던 그녀. 4학년 휴학중이었는데 대화를 하면 할수록 나이에 비해 너무 철이 없었던 것 같다. 심각한 공주병 증세도 있고.... 개인적으로 나도 꽤 이상한 놈이지만 그녀는 나 못지 않았던것 같다. 그래도 얼굴은 이쁘니 지금쯤 좋은 사람 만났길 바란다.




미술관에서 일하던 중 공근 친구가 휴가 나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런데 그 녀석 군대안에서 여자친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인인 나도 솔로인데 군바리가... 말이 되냐구
충격받은 나.
나랑 제일 친하게 지내던 그녀에게 그날 바로 고백했다.
물론 며칠전부터 고백할까 말까 고민했었지만 군바리가 여자친구 사귀게 되었다는 사실에 잠시 미쳐버렸었다.
고백하기 전만 해도 무지 떨고 있던 나는
고백하는 그 순간 만큼은 놀랍도록 침착했다. 그녀의 손을 잡고서 눈을 바라보고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꽤 멋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녀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것이 미안하다.
애교만점에 성격도 화끈한 그녀. 지금쯤 좋은 남자 만났을 것이다.



2003년 1년이 지난후 또 다시 같은 곳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다.
역시나 모두 여자.....


 Sunday보다 신나는 Jun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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